면책을 받아도 남는 채무 여덟 가지

COLUMN · 회생파산

작성 2026. 8. 24. | 로엘법무법인 박신영 변호사

면책결정을 받고 몇 년이 지난 뒤에 소장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정리된 빚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청구가 들어오는지 묻게 되는 상황입니다.

답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에 있습니다. 이 조문은 면책의 효력을 정하면서 단서에 여덟 가지 청구권을 남겨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여덟 가지가 무엇인지, 그중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채권자목록 누락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를 조문과 판결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인파산의 면책을 기준으로 하며 개인회생의 면책은 다루지 않습니다.

Q. 면책결정을 받으면 모든 채무가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본문은 면책을 받은 채무자가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하면서, 단서에서 여덟 가지 청구권은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조세, 벌금·과료·형사소송비용·추징금·과태료, 고의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등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제566조는 여덟 가지를 남겨 둡니다

비면책채권의 목록은 제566조 단서 각 호에 열거되어 있습니다. 제9호는 2021. 12. 28. 개정으로 삭제되었으므로 현행 목록은 여덟 개입니다. 내 채무가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대조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면책되지 않는 청구권
제1호·제2호조세 / 벌금·과료·형사소송비용·추징금 및 과태료
제3호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제4호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제5호·제6호근로자의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 / 임치금 및 신원보증금
제7호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채권자가 파산선고를 안 때는 제외)
제8호양육자 또는 부양의무자로서 부담하여야 하는 비용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것은 제7호입니다

여덟 개 중 앞의 여섯 개는 채권의 성질로 정해지지만, 제7호는 채무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로 정해집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다266031 판결은 제7호의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을 채무자가 면책결정 이전에 채무의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로 해석합니다.

경계는 이렇게 갈립니다. 채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면 그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어도 비면책채권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실수로 빠뜨린 경우에도 비면책채권이 됩니다. 같은 판결은 이 규정의 취지를 목록에서 빠진 채권자가 면책절차에서 이의를 신청할 기회를 잃게 되므로 그 채권자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법원은 악의 인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같은 판결은 악의를 넓게 인정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면책제도는 지급불능 상태의 채무자에게 경제적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고 비면책채권으로 남으면 채무자가 면책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게 되므로, 파산채권이 성립할 무렵 채무자가 그 법률관계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악의를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단 요소로 든 것은 누락된 채권의 내역과 채무자와의 관련성,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 채무부담의 원인이 된 법률행위 시점부터 면책신청까지의 시간적 간격, 그동안 채권자의 이행청구나 집행이 있었는지와 이에 대한 채무자의 현실적인 인식 가능성, 누락 경위에 관한 소명이 객관적 자료와 맞는지, 면책절차 당시 채무자의 경제적·심리적 상황입니다.

증명책임의 소재도 분명히 했습니다.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알면서도 기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비면책채권임을 주장하는 채권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실제 사안에서 대법원은 보증계약 후 10여 년이 지나 면책을 신청했고, 보증인이 그때까지 보증채무를 이행하지도 구상금채권의 존재를 알리지도 않았으며, 채무자가 그 채권의 기초가 된 은행 대출금채무는 목록에 기재했다는 점을 들어 악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목록에 없는 유형은 남지 않습니다

제566조 단서는 열거 규정이므로 그 목록에 없는 채권은 우선변제권이 있어도 면책됩니다.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2다247378 판결은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이 제566조 각 호에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면책결정의 효력이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을 포함하여 보증금반환채권 전부에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임차인이 우선변제권 있는 부분조차 변제받지 못한 상태에서 파산절차가 폐지되었더라도 면책결정이 확정된 이상, 이후 주택이 환가되는 경우 환가대금에 관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을 뿐 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을 소구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필자가 회생·파산 사건을 수행하며 보면, 채권자 쪽에서 우선변제권을 이유로 면책의 예외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으나 조문의 열거를 넘는 예외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면책을 받아도 제566조 단서 각 호의 여덟 가지 청구권은 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둘째, 제7호는 채무의 존재를 알면서도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되고, 존재를 몰랐다면 과실이 있어도 해당하지 않으며 악의의 증명책임은 채권자가 부담합니다. 셋째, 제566조 단서는 열거 규정이어서 목록에 없는 유형은 우선변제권이 있어도 면책됩니다.

면책 이후 청구를 받으셨다면 그 채권이 제566조 단서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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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시행 2025. 6. 21.]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다266031 판결 · 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2다247378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면책을 받지 못하는 경우: 파산선고를 받아도 면책이 안 되는 경우
· 같은 날 발행 칼럼: 경매로 낙찰받은 집, 6개월이라는 기한

박신영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정거래법 연수 이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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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인파산의 면책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개인회생의 면책 범위는 조문이 달라 다루지 않았습니다. 제564조·제415조는 인용한 판결이 언급하는 범위에서 조문 번호만 표기했고 요건은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면책취소·면책불허가 사유와 개인파산 사건 통계는 이 글의 범위가 아니거나 원본을 확인하지 못하여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채권의 성질과 목록 기재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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