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을 했는데도 감형이 되지 않는 이유

COLUMN · 형사 / 양형·형사공탁

작성 2026. 8. 13. | 로엘법무법인 이창민 변호사

"피해자가 합의를 안 해주니 공탁이라도 하겠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는 사건에서는 공탁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탁을 하고 나서 "왜 반영이 안 되느냐"고 되묻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공탁은 돈을 맡기는 절차이고, 양형에서 유리하게 평가받는 것은 그와 별개의 판단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과 피해가 회복된 사정을 각각 다른 항목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구조와 형사공탁의 절차를 정리한 것입니다.

Q. 공탁을 하면 감형되나요?

공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곧 감형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은 양형인자를 감경인자와 가중인자로 나눈 뒤 이를 다시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구분하는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에 관한 인자와 피해가 회복된 사정에 관한 인자가 각각 별개 항목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탁은 그중 어느 인자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의 하나로 검토되며, 금액과 시기, 피해자 측의 태도가 함께 고려됩니다. 따라서 공탁의 의미는 "했는가"보다 "무엇을 뒷받침하는가"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공탁과 합의는 양형기준에서 같은 칸이 아닙니다

양형기준에서 처벌불원과 피해 회복은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폭력범죄 양형기준을 보면 특별감경인자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에 관한 인자와 피해가 회복된 사정에 관한 인자가 나란히, 그러나 별개 항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두 인자가 하나로 묶여 있지 않다는 점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구분내용
합의피해자와 조건을 정해 마무리하는 것.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가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음
공탁피해자의 수령 여부와 무관하게 공탁소에 금전을 맡기는 절차. 피해자 의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일 수 있음
양형기준처벌불원에 관한 인자와 피해 회복에 관한 인자를 특별감경인자에 각각 별개로 규정
인자 구조감경·가중으로 나눈 뒤 특별·일반으로 구분, 다시 행위인자와 행위자·기타인자로 세분
최근 시행폭력범죄 양형기준은 2026. 3. 30. 수정, 2026. 7. 1. 시행

표에서 보시듯 공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인자가 아닙니다. 사건을 수행하며 자주 보게 되는 오해가 이 지점에 있습니다. 금액만 넉넉히 맞추면 자동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절차를 서둘렀는데, 피해자 측 의사를 확인한 노력은 기록에 남지 않은 경우입니다.

피해자 인적사항을 몰라도 공탁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주소나 주민등록번호를 알지 못해도 형사공탁은 가능합니다. 법제처 안내에 따르면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그 피해자를 위해 하는 변제공탁은 「공탁법」 제5조의2 제1항에 따라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처럼 수사기록에서 피해자 인적사항이 가려지는 유형에서 이 절차가 쓰입니다.

공탁서에 무엇을 적는지도 일반 공탁과 다릅니다. 법제처 안내에 따르면 공소장·조서·진술서·판결서에 기재된 피해자의 성명(성과 가명을 포함),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 및 사건명, 공소장에 기재된 검찰청과 사건번호를 적고, 피공탁자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는 적지 않습니다. 대신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서면을 첨부해야 합니다.

다만 이 절차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도 금전을 맡길 수 있게 열어둔 통로일 뿐,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의사가 확인된 것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절차가 쉬워진 것과 평가가 유리해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2026년 7월 1일 시행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어느 시점의 양형기준이 적용되는지 확인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폭력범죄 양형기준은 2026년 3월 30일 수정되어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같은 날짜의 수정·시행 표기는 교통범죄 양형기준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양형기준은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왔고, 같은 죄명이라도 어느 판의 기준을 놓고 이야기하는지에 따라 검토 결과가 달라집니다. 자신의 사건에 적용되는 양형기준을 먼저 특정하고, 그 기준의 인자 목록에 비추어 무엇을 준비할지 정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공탁을 결정하기 전에 정리해야 할 것

공탁은 되돌리기 어려운 선택이므로 순서를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실무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은 피해자 측과 대화가 가능한 상태인지, 불가능하다면 그 사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입니다. 연락을 시도한 내역과 거부된 경위, 인적사항이 가려져 있다는 확인 자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다음이 금액과 시기입니다. 피해 규모에 견주어 설명할 수 있는 금액인지, 사건 진행 단계에서 어느 시점에 이루어졌는지가 함께 평가됩니다. 필자가 느끼는 차이는 대개 준비의 두께에서 나옵니다. 같은 금액이라도 피해자에게 닿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는 사건은 설명의 설득력이 다릅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양형기준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정과 피해가 회복된 사정을 특별감경인자에 각각 별개 항목으로 두고 있으므로, 공탁은 그 인자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검토됩니다. 둘째,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공탁법」 제5조의2 제1항에 따라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공탁할 수 있고, 공탁서에 피공탁자의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는 적지 않습니다. 셋째, 폭력범죄 양형기준은 2026년 3월 30일 수정되어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므로 자신의 사건에 적용되는 기준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공탁을 검토하고 계시다면 금액을 정하기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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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공탁의 요건과 공탁서 기재사항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폭력범죄 양형기준 및 양형인자(2026. 3. 30. 수정, 2026. 7. 1. 시행) — 대법원 양형위원회
· 관련 칼럼: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때
· 같은 주 발행 칼럼: 소송 전에 조정을 먼저 신청하는 방법

이창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가사법 전문 변호사
광주지방법원 국선변호인 역임 · 한국토지주택공사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학과 ·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본 칼럼은 형사공탁과 양형인자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양형기준의 양형인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한 범위로 서술했고, 인자의 정확한 명칭과 수정 대비 내역은 원문을 확보하지 못하여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공탁법」 제5조의2는 제1항의 내용만 법제처 안내에 근거해 기재했으며, 그 밖의 항·호와 특례 시행일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공탁을 이유로 형이 감경된 대법원 판례, 공탁금 회수청구권 규정, 형사공탁 통계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공탁의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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