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가 곧 아동학대가 되지는 않습니다

COLUMN · 형사

작성 2026. 8. 26. | 로엘법무법인 수원분사무소 남채은 변호사

아이를 둘러싼 일에서 손이 한 번 나갔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언제나 같습니다. 한 대가 곧 학대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최근 수원지방법원이 그 경계를 보여 주는 판결을 공개했습니다. 이 글은 그 사건을 재료로,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신체적 학대행위가 무엇이고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그 해당 여부를 가려 왔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아이를 한 대 때리면 무조건 아동학대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신체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신체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신체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새깁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1도13926 판결). 유형력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학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위와 횟수, 강도가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따집니다. 다만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수원지방법원이 홈페이지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2026. 8. 18. 게시한 판결요지에 따르면,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미혼모 시설에서 생후 15개월 된 딸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설에 거주하던 생후 33개월 된 남자아이가 피고인의 딸을 밀어 넘어뜨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피고인은 그 아이에게 다가가 손으로 등을 한 대 때렸습니다.

검사는 이 행위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으로 기소했습니다. 법원은 때린 부위와 횟수, 강도 등을 고려할 때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수원지방법원 2025고정1453 판결). 법원이 공개한 요지에는 선고일자와 항소 여부가 나와 있지 않아, 아래 서술은 1심 판단을 전제로 합니다.

적용된 법률과 법정형

이 사건의 죄명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 위반입니다. 이 조항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금지합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제17조가 "누구든지"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부모나 보호자가 아니어도, 남의 아이에 대해서도 이 조항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 피고인이 피해아동의 보호자가 아닌데도 기소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동'은 제3조 제1호에 따라 18세 미만인 사람이고,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를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조항금지되는 행위법정형
제17조 제3호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71조 제1항 제2호)
제17조 제5호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그리고 유기·방임이 같은 법정형으로 묶여 있다는 점은 뒤에서 다시 의미를 갖습니다.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 왔나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1도13926 판결은 신체적 학대행위의 뜻을 앞서 본 것처럼 정의하면서, 고의에 관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반드시 신체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아동의 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훈육이었다"는 주장만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같은 판결은 반대 방향의 한계도 그었습니다. 교사가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행위는 학생의 복지에 기여하는 행위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대행위로 평가할 수 없고, 교육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하였더라도 법령에 따른 교육의 범위 안에 있다면 제17조 제3호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로, 율동을 하지 않는 학생에게 소리를 지르고 팔을 세게 잡아 일으키려 한 담임교사를 유죄로 본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서적 학대에 관한 최근 판결도 같은 결을 보여 줍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은 정서적 학대행위를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로 새기면서, 그 판단에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아동의 연령과 발달상태, 행위에 대한 아동의 반응, 행위의 정도와 태양, 반복성이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 유형이 같은 법정형으로 묶여 있다는 입법체계가 그 근거였습니다.

이 판결이 선 자리

수원지방법원이 든 이유는 부위·횟수·강도 세 가지입니다. 등이라는 부위, 한 대라는 횟수, 그리고 그 강도가 대법원이 말한 "정상적 신체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 읽힙니다. 앞서 본 판단 요소 가운데 행위의 정도와 태양, 반복성이 결론을 갈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한 대"라도 부위가 머리나 얼굴이거나, 도구가 쓰였거나, 반복되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자기 아이를 지키려는 상황에 있었다는 사정이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공개된 요지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신고를 받으셨다면

실무에서 보면 이 유형의 사건은 행위 자체보다 그 정도를 어떻게 특정하느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신고 단계에서 "때렸다"는 사실만 남고 부위·횟수·강도가 흐릿해지면 뒤에 이를 다시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설이나 어린이집이라면 목격자와 영상이 남아 있는지도 초기에 확인해야 합니다.

학대할 의도가 없었다는 진술만 반복하기보다, 대법원이 세워 둔 기준 가운데 어느 요소가 충족되지 않는지를 짚어 정리하는 편이 실효가 있습니다.

아동학대로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행위의 부위·횟수·강도와 당시 상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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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아동복지법」 제3조·제17조·제71조 [시행 2026. 8. 4.]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1도13926 판결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6945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원지방법원 2025고정1453 판결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8. 18. 게시, 비실명 처리본) — 수원지방법원
· 아동학대가 유죄로 인정된 사건의 처벌 구조: 청주지법 아동학대 판결로 본 처벌 구조
· 같은 날 발행 칼럼: 마약 초범에게 열려 있는 두 갈래

남채은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형사·가사 사건 담당 (수원분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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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수원지방법원 2025고정1453 판결은 법원이 공개한 판결요지에 근거한 것으로 1심 판결이며, 선고일자와 항소 여부는 공개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첨부된 판결문 원문은 판독하지 못하여 요지에 나타난 범위를 넘는 사실관계는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아동학대 사건 처리 통계는 원본 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부위·횟수·강도와 반복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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