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라온 글, 지우게 하는 두 가지 길
COLUMN · 민사
작성 2026. 8. 27. | 로엘법무법인 민우기 변호사
나에 관한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을 때 가장 급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그 글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소를 해도 글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삭제와 배상과 처벌은 서로 다른 절차이고 요건도 다릅니다. 이 글은 글을 내리게 하는 두 가지 길과 손해배상·형사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조문과 판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Q.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지우게 할 수 있나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에 따라 플랫폼에 침해사실을 소명해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인격권으로서 명예권에 기초한 방해배제청구로 법원에 삭제를 구하는 방법입니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앞의 길은 빠르지만 임시조치의 기간이 30일 이내로 한정되고, 뒤의 길은 시간이 걸리지만 결론이 확정됩니다. |
플랫폼에 직접 요청하는 길
가장 먼저 쓸 수 있는 수단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입니다.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명예가 훼손된 사람은 그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해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신청인과 정보게재자에게 즉시 알려야 하며, 조치 사실을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다만 이 절차의 한계도 조문에 있습니다. 제4항은 제공자가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 접근을 임시로 차단할 수 있게 하면서, 그 임시조치의 기간을 30일 이내로 못 박았습니다. 즉 요청만으로 영구 삭제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제6항이 필요한 조치를 한 제공자의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플랫폼이 판단을 유보한 채 임시조치로 처리하려는 유인이 됩니다.
| 구분 | 플랫폼 삭제요청(제44조의2) | 법원 삭제청구 |
|---|---|---|
| 상대방 |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 게시자 또는 제공자 |
| 필요한 것 | 침해사실의 소명 | 허위성 등의 증명 (피해자 부담) |
| 결과 | 삭제 또는 30일 이내 임시조치 | 삭제 의무의 확정 |
| 상대의 방어 | 다툼이 예상되면 판단 유보 가능 | "진실로 믿었다"는 저지사유 아님 |
법원에 삭제를 구하는 길
법원에는 손해배상과 별개로 글을 내리라는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명예가 생명·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물권과 마찬가지로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이므로, 위법하게 침해당한 사람은 민법 제751조의 손해배상이나 제764조의 명예회복 처분 외에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침해행위의 배제나 장래 침해의 금지를 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이 판결에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방어의 범위입니다. 대법원은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정은 형사상 명예훼손죄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사유는 될지언정 삭제를 구하는 방해배제청구권을 저지하는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처벌과 배상은 면해도 글은 내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허위성의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고, 다만 특정되지 않은 기간과 공간의 구체화되지 않은 사실이라면 그 존재를 주장하는 쪽이 소명자료를 제시할 부담을 지고 피해자는 그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글을 쓴 사람만 상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사업자가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은 경우는 물론, 그런 요구가 없었더라도 게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며 기술적·경제적으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삭제·차단할 주의의무가 있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처리하지 않아 손해가 생기면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삭제 요청을 내용과 대상을 특정해 서면으로 남겨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손해배상과 형사는 따로 움직입니다
배상은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 제1항이 근거입니다. 정신상 고통에 대한 배상이 인정되고, 제764조에 따라 법원이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이 처분에 사죄광고를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어(1991. 4. 1. 89헌마160), 사과문 게재를 강제하는 방식은 쓰이지 않습니다.
형사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입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거짓의 사실인 경우에는 2026년 1월 6일 개정으로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되었습니다. 같은 개정으로 거짓 사실 유포와 관련해 취득한 금품이나 이익을 몰수·추징하는 제4항이 신설되었습니다. 두 죄 모두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글의 주소와 게시 시점, 캡처, 플랫폼에 보낸 요청과 회신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두시면 삭제와 배상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참고자료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제44조의2·제44조의3·제70조 [시행 2026. 7. 7.], 「민법」 제750조·제751조·제764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60950 판결 ·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 종합법률정보
· 형사 성립 요건(공연성·모욕죄와의 차이)에 관하여: 단톡방에서 한 말, 어디서부터 죄가 되는가
· 같은 날 발행 칼럼: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을 때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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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건수와 명예훼손 분쟁조정 처리 현황, 위자료 인정액 수준에 관한 통계는 원본 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게시물의 성격과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인지에 따라 삭제청구와 손해배상의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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