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증여도 철회할 수 있습니다
COLUMN · 상속
작성 2026. 8. 31. | 로엘법무법인 김수민 변호사
"내가 죽으면 이 집은 네 것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사인증여입니다. 그런데 마음이 바뀌었을 때 이 약속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두고 상담이 자주 들어옵니다.
유언은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사인증여는 계약이기 때문에 한쪽 마음대로 깨지 못한다고들 생각합니다. 대법원은 이 지점에 답을 냈습니다. 이 글은 유증에 관한 규정 가운데 무엇이 사인증여에 준용되고 무엇이 준용되지 않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Q. 사인증여를 한 뒤에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 있나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철회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증의 철회를 정한 「민법」 제1108조 제1항이 사인증여에 준용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생기는 무상행위여서 실제 기능이 유증과 다르지 않고, 사망 후 재산 처분에 관한 최종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다만 유증에 관한 규정이 모두 준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
계약인데도 철회가 인정되는 이유
「민법」 제562조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생길 증여에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제1108조 제1항은 유언자가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조문을 이으면 사인증여도 철회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점 때문에 오랫동안 다툼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22년 판결에서 이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증여자가 아직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이라면,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실제 사안은 증여자가 사인증여를 하면서 대상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준 뒤 사인증여를 철회한 경우였고, 대법원은 철회의 효력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판단했습니다.
준용되는 것과 준용되지 않는 것
제562조가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해서 유언 편의 조문이 전부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조문마다 성질을 따져 준용 여부를 갈랐습니다.
| 조문 | 사인증여 준용 여부 | 근거 |
|---|---|---|
| 제1108조 제1항 유언의 철회 | 준용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 |
| 제1065조~제1072조 유언의 방식 | 준용되지 않음 |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66447 판결 |
| 제1078조 포괄유증의 효력 | 준용되지 않음 | 대법원 1996. 4. 12. 선고 94다37714, 37721 판결 |
방식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 이유는 그 조문들이 유언을 단독행위로 전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 같은 엄격한 방식은 계약인 사인증여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인증여가 유언장의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성립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포괄유증의 효력을 정한 제1078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이 포괄적 사인증여에 준용된다면 방식을 어긴 포괄유증이 대부분 포괄적 사인증여로 취급되어 엄격한 방식을 요구한 조항들이 무의미해진다는 점을 들어 준용을 부정했습니다. 포괄적 사인증여를 받았다고 해서 상속인과 같은 지위에 서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저촉되는 처분을 하면 철회로 봅니다
철회는 반드시 "철회한다"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법」 제1109조는 전후의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제1110조는 유언증서나 유증 목적물을 고의로 파훼한 경우도 그 부분에 관한 철회로 봅니다.
실무에서 다툼이 되는 것은 대개 이 대목입니다. 사인증여를 해 둔 부동산을 생전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했거나, 다른 내용의 유언을 남긴 경우에 어디까지가 저촉인지가 문제 됩니다. 사망 이후에 이 사정을 재구성해야 하므로 등기부와 계약서의 시점이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받는 쪽에서 확인할 것
사인증여를 약속받은 쪽에서는 그 약속이 증여자 생전에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증여자가 사망하기 전까지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고, 그 사이의 처분이 저촉으로 평가되면 그 부분은 철회된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사인증여도 증여인 이상 「민법」 제555조 이하의 증여 해제 규정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증여의 해제(제555조), 수증자의 범죄행위나 부양의무 불이행에 따른 해제(제556조) 같은 조항입니다. 어느 조문으로 다툴 것인지에 따라 요건과 기간이 달라지므로, 문서의 형식과 시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사인증여 분쟁을 검토해야 하신가요? 약속이 담긴 문서의 형식과 작성 시점, 그 뒤의 처분 내역을 정리해 두시면 철회 여부의 판단이 먼저 서게 됩니다. |
참고자료
· 「민법」 제555조·제556조·제558조·제562조·제1073조·제1108조·제1109조·제1110조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7다245330 판결,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66447 판결, 1996. 4. 12. 선고 94다37714, 37721 판결 — 종합법률정보
· 유증과 사인증여의 구별: 유증과 사인증여,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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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민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상속·유언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원문에, 판결의 취지는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의 판시사항·판결요지에 따른 것입니다. 인용한 세 판결은 각각 철회·방식·포괄유증의 효력이라는 서로 다른 쟁점에 관한 것이므로 사안이 다르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철회의 성립 여부와 저촉의 범위는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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