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이 안 되는 공장이었는데도 적용되었습니다
COLUMN · 산재
작성 2026. 9. 2. | 로엘법무법인 대전분사무소 이승용 변호사
중대재해처벌법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우리 공장은 50명이 안 됩니다"입니다. 사고가 난 공장의 인원만 세어 보고 안심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계산법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대전지방법원을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5노860 판결에 대한 상고가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판결로 기각되면서 결론이 굳어졌습니다.
Q. 사고가 난 공장의 근로자가 50명 미만이면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할 수 있나요? 그 공장만 따로 세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판결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및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본사·지점·공장이 장소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인사·노무관리와 재무·회계 처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조직들 전부의 상시 근로자 수를 합산해 적용 여부를 정합니다. |
무슨 일이 있었나
판결문에 기재된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자동차 부품을 에틸알코올로 세척한 뒤 가열 건조기에 넣어 말리는 작업 중 폭발이 일어났고, 날아온 건조기 철문에 머리를 충격당한 근로자 한 명이 사망했습니다. 항소심은 그 건조기에 폭발구나 감압·배기 통로가 없었다는 점, 에틸알코올이 통상의 해당 공정에서 쓰이지 않던 인화성 물질이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기소된 주체는 셋입니다. 인화성 물질의 반입과 작업 방식을 지시한 현장 책임자, 회사의 경영책임자, 그리고 법인입니다. 판결문은 회사명·공장명과 관련자 신상을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어, 이 글에서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다루지 않습니다.
세 주체에게 각각 다른 법이 적용되었습니다
항소심 판결의 「법령의 적용」란을 보면 조문이 주체별로 갈립니다. 현장 책임자에게는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이 적용되어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었고, 경영책임자에게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이 적용되었습니다. 법인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와 중대재해처벌법 제7조 제1호의 양벌규정이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 피고인 | 1심 | 항소심(확정) |
|---|---|---|
| 현장 책임자 (사업주 겸 근로자) | 징역 1년 |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
| 경영책임자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징역 3년 (실형) |
| 법인 | 벌금 1억원 | 벌금 5억원 |
항소심은 원심을 전부 파기했습니다
항소심에서 경영책임자와 법인은 인과관계를 다투었습니다. 현장 책임자가 인화성 물질을 독단적으로 반입·사용해 생긴 사고여서 경영책임자로서는 예측할 수 없었고, 따라서 안전보건 확보의무 미이행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현장 책임자가 사업주에 준하는 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면 생산관리자로서의 역할에 매몰되어 안전 측면을 소홀히 할 소지가 상존하므로, 그러한 편향된 독주를 제어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그보다 상급인 경영책임자에게 지워져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도 그 의무를 이행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판단의 요지입니다. 법원은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져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반면 현장 책임자에 대해서는 형이 가벼워졌습니다. 사업주이면서 동시에 지휘·감독을 받는 피용자의 지위도 가지고 있었던 점, 형사공탁 8,000만원, 초범이고 수사 단계부터 자백하며 반성한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습니다.
대법원이 정한 것은 '사업 또는 사업장'의 뜻입니다
상고심에서 피고인들은 사고가 난 공장의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이어서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주장이 상고심에서 비로소 제기된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나아가 판단해 보아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기준의 근거로 대법원이 든 것은 이 법이 적용 단위를 중대재해가 발생한 장소별로 구분하거나 분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원심이 사고 공장과 본사 등을 하나의 활동단위로 보아 법을 적용한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고,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죄의 성립과 제2조 제9호 가목, 제4조의 경영책임자 등의 의미·범위에 관한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50명 미만 사업장이 확인해야 할 것
첫째, 세어야 하는 것은 사고가 난 장소의 인원이 아니라 경영상 하나로 운영되는 범위 전체의 인원입니다. 본사와 공장을 나누어 인원을 관리해 왔더라도 인사·노무와 재무·회계가 사실상 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합산될 수 있습니다.
둘째,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예측 범위 밖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경영책임자의 책임이 벗겨지지는 않았습니다. 법원이 확인한 것은 개별 작업에 대한 지시 여부가 아니라 그러한 일탈을 걸러낼 체계를 갖추었는지였습니다. 산업재해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안전보건 관련 문서는 갖추어져 있으나 그것이 실제로 작동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걱정되십니까? 사업장별 인원뿐 아니라 인사·노무와 재무·회계가 어디서 이루어지는지를 함께 정리해 두시면 합산 대상인지부터 검토됩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도1506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 대전지방법원 2025. 8. 27. 선고 2025노860 판결 (원심: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5. 2. 28. 선고 2024고단1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3조·제4조·제6조·제7조 및 부칙,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제167조·제173조, 「형법」 제268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경영책임자의 의무 주체 문제: 중대재해처벌법 대표이사 처벌
· 두 법률의 관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차이
· 같은 날 발행 칼럼: 부모를 모신 대가는 유류분에서 빠집니다
| 이승용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전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 · 대전고등검찰청 공익법무관 역임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위 사건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된 사건이며, 사실관계는 각 심급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에서만 서술했습니다. 판결문이 회사명·공장명과 관련자 신상을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어 사고 발생 일시와 장소, 해당 사업체의 실제 상시 근로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 글에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기소·선고 통계 역시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다루지 않았습니다. 본 법인은 위 사건을 수임한 바 없습니다. 개별 사업장의 적용 여부는 조직 운영의 실질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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