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승인용 도면이 기술자료가 될 때

COLUMN · 공정거래

작성 2026. 9. 8. | 로엘법무법인 민우기 변호사

도면을 넘긴 쪽은 그것을 기술 제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발주처 승인을 받아야 물건을 만들 수 있으니 요구받은 서류를 보냈을 뿐입니다.

창원지방법원이 2026년 9월 7일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공개한 판결은 그 도면을 하도급법의 기술자료로 보았습니다. 이 글은 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법령 원문만을 근거로 했고, 다루는 판결은 1심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납품 승인을 받으려고 보낸 도면도 하도급법의 기술자료가 됩니까?

요건을 갖추면 됩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5항은 기술자료를 비밀로 관리되는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로 정의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건넸는지는 정의에 없습니다. 남는 물음은 비밀 관리와 경제적 가치 둘입니다.

창원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은 이런 내용입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9. 3. 선고 2025고단2760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위반 판결입니다. 법원은 원사업자인 법인에 벌금 2억원, 그 대표이사에게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고, 대표이사에게는 미납 시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환형유치가 함께 붙었습니다.

판결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제조위탁을 받은 뒤 부품 제조를 수급사업자에게 재위탁했고, 수급사업자가 발주처의 사양 승인을 받으려고 보낸 도면을 전자우편으로 취득했습니다. 이후 같은 부품의 자체 개발이 지시되었고, 그 도면이 내부 문건에 참고자료로 첨부돼 결재를 거친 뒤 자체 견본 제작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부품의 도면은 거래처를 바꾸려고 제3자에게 견적을 의뢰하면서 전자우편에 첨부되었습니다. 수급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자 대표이사가 거래 단절을 지시했고, 며칠 사이 판매 요청이 잇달아 거절되었습니다.

도면이 기술자료가 되는 자리는 두 곳입니다

첫째는 비밀로 관리되었는지입니다. 판결은 자료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근이 통제되는 사내 서버에 보관되고 업무별로 권한이 나뉘어 있었던 점, 품질경영시스템 국제인증을 유지해 온 점, 도면을 편집이 어려운 형식으로 바꿔 보냈고 편집 가능한 원본 파일 요청은 보안을 이유로 거절한 점을 들었습니다. 비밀 표시가 없었더라도 수급사업자가 비밀로 관리하려 노력했고 원사업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었다면 비밀관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는 경제적 유용성입니다. 판결은 개별 요소가 이미 알려진 기술이거나 실측할 수 있는 수치라도, 여러 부품을 조합한 결과물에는 시행착오에 든 시간과 비용이 담겨 있고 다른 사업자가 그 자료를 쓰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된 것은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6223 판결로,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한 정보라도 보호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판시입니다.

두 법의 요건은 같지 않습니다.

구분하도급법 기술자료부정경쟁방지법 영업비밀
근거 조문제2조 제15항제2조 제2호
비공지성조문상 요건 아님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할 것

다만 이 사건에 적용된 것은 행위 당시의 구 하도급법이고, 그 정의는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자료였습니다.

신고를 이유로 거래를 끊는 것은 별개의 죄입니다

같은 법 제19조는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법 위반을 관계 기관 등에 신고한 행위를 이유로 수주기회를 제한하거나 거래를 정지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합니다. 판결은 이 조항이 신고 행위, 불이익 행위,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한다고 보고, 인과관계는 두 행위의 시간 간격과 거래이력, 발주물량 변화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신고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조문이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이상 신고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지만 확정적 인식까지 필요하지는 않고, 내심의 사실은 간접사실과 정황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벌칙은 행위마다 다릅니다. 기술자료 유용과 제3자 제공은 제12조의3 제4항 위반으로 제30조 제1항에 따라 하도급대금의 2배 이하의 벌금, 보복조치는 제30조 제2항에 따라 3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인에는 제31조 양벌규정이 적용되고, 제30조의 죄는 제32조 제1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기소됩니다.

수급사업자가 남겨 두어야 하는 것

보호 여부가 상대방의 행위보다 자기 자료의 관리 상태에서 먼저 갈린다는 점이 이 판결의 함의입니다. 남겨 둘 것은 셋입니다. 무엇을 위해 보냈는지가 드러나는 제공 목적, 누가 어떤 권한으로 보관하고 보냈는지가 남는 제공 경로, 파일 형식과 원본 요청을 거절한 회신입니다.

조문에 이미 원사업자의 의무가 있다는 점도 확인해 둘 만합니다. 제12조의3 제2항은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 요구목적과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을 협의해 정한 뒤 서면을 주도록 하고, 제3항은 제공받는 날까지 비밀유지계약을 맺도록 합니다. 제35조 제2항의 배상 범위는 유용이 5배, 보복조치가 3배 이내입니다.

이 판결은 1심이어서 결론을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승인용으로 건넨 도면도 관리 상태에 따라 보호 대상이 될 수 있고, 신고 이후의 거래 축소는 별도의 판단을 받는다는 점은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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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2조·제12조의3·제19조·제30조·제31조·제32조·제3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제7조의4 [시행 2026. 8. 11., 법률 제21340호·대통령령 제36562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시행 2025. 10. 1., 법률 제2106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창원지방법원 2026. 9. 3. 선고 2025고단2760 판결 — 창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9. 7. 게시)
· 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6223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거래 규율의 다른 예: 계약 전 14일, 정보공개서가 하는 일
· 같은 날 발행 칼럼: 벌금을 못 내면 남는 길은 셋입니다

민우기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창원 근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경남지방변호사회 윤리위원 · 마산중부·창원중부·마산동부경찰서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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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창원지방법원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식별을 피하기 위해 당사자와 제3자의 상호, 소재지, 발주사와 프로젝트, 부품의 고유 명칭, 임직원과 소송관계인의 성명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2005도6223 판결은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관한 것이고, 이 판결이 참조한 다른 재판례와 공정거래위원회 예규는 원문 미확인으로 번호를 적지 않았습니다. 하도급대금 총액과 피해액, 통계도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증명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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