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에 대한 기피신청의 실효성
교육지원청에서는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두며, 심의위원회(및 소위원회)의 인적 구성, 소집 및 운영에 관해서는 학교폭력예방법 및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2조, 제13조).
학교폭력 관련 조치결정에 대해 불복이 있을 경우 조치결정 ‘처분’을 내린 처분청(불복절차에서의 상대방)은 교육지원청 교육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심의위원회의 의결 과정에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불복절차(행정심판, 행정소송)에서 핵심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심의위원회의 인원 구성과 ‘성향’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절차, 또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 판단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된다.
개별 학교폭력 사안에 관한 심의위원회 의결의 전문성,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배려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우선 교육장에 의하여 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 위한 자격요건을 강화하고(시행령 제14조 제1항 각호, 제3조의2 등), 인원 구성을 다양화(단순히 교육지원청 관할 내 학부모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직 경찰관, 변호사 등 다양한 인원으로)하는 등 학교폭력 사안의 성질을 고려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
나아가 심의위원회 위원이 피해·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하는 경우나 분쟁을 조정하는 경우, 사건당사자(관련학생) 또는 사안과의 관련성이 있다면 해당 사건에서 제척(배제)되거나, 위원 스스로 이를 회피할 수 있다(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4항). 그리고 학교폭력 관련 분쟁의 당사자는 심의위원회 위원에게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당 사실을 소명하여 기피신청을 할 수도 있다.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기피신청 대상이 된 위원은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시행령 제26조 제2항, 제4항). 이는 심의위원회 위원의 자격과 전문성을 일반적으로 제고하는 것을 넘어 개별 사안에서 공정한 심의를 담보하기 위한 장치로 이해된다.
다만 다수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한 사람의 비밀누설금지(예방법 제21조 제1항), 그리고 사건 당사자의 심의위원회 위원에 대한 부정한 청탁 등을 예방하기 위함임을 이유로 심의위원회 위원 인적사항이나, 소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을 비공개하고 있다.
심의위원회 위원 중 일부에 대해 객관성, 공정성이 결여되었음을 이유로 기피신청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기피신청은 원칙적으로 서면으로 그 이유를 소명하여야 하는데(시행령 제26조 제2항), 애초에 심의위원회 위원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없고, 이후 심의위원회 회의록 등 자료에도 위원의 인적사항은 전부 비공개처리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를 밟아나가다 보면 관련학생과 보호자(그리고 법률대리인)의 입장에서는 심의위원회 개최일 당시까지 심의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대해 사실상 ‘깜깜이’ 상태에서 임하게 된다. 절대다수의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에서는, 심의위원회 개최선언 및 당사자(학생 및 보호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이후, 개별 심의위원회 위원 중 공정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위원에 대한 기피신청 절차를 약소하게 진행하는데,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학생 및 보호자와 위원 간 구면인지’를 확인하는 정도이다. 때문에 제도의 목적을 실효성있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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