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주임사를 아시나요

얼마 전, 지인이 전세 계약을 앞두고 문의를 해왔다. 지인의 계약서를 검토하던 중 임대인이 ‘주택임대사업자’로 보여 반문하였더니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개업소에서는 “일반 주택은 임대사업자 등록이 안 된다”라는 엉뚱한 답변까지 돌아왔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런 일이 흔하다.

전세 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반복되는 지금, 세입자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유익한 제도가 있다. 바로 실무에서 흔히 ‘주임사’라고 부르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다. 사실 ‘주임사’라는 말만 들으면 회사 직급인 ‘주임’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 이 단어는 세입자에게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빌라나 다세대주택처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임대차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늘은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주임사'란

‘주임사’는 ‘주택임대사업자’의 줄임말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세무서에 등록한 임대인을 말한다. 이들은 취득세, 재산세 감면이나 종합부동산세 혜택 등 국가로부터 여러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위한 일정한 공적 의무를 부담한다.
즉, 일반 임대인보다 국가의 관리와 규제를 더 받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쉽다.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하다. 임대인이 제도권 안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일반 임대차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먼저 가장 큰 혜택으로 꼽는 것이 바로 임대료 5% 증액 제한이다. 주택임대사업자는 임대료를 일정 비율 이상 올릴 수 없다. 주변 전세 시세가 급등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범위를 초과해 인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전셋값 급등으로 고통받은 세입자들에게는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적어도 “2년 뒤 갑자기 수천만 원 또는 수억 원을 더 올려달라”는 상황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장치가 존재하는 셈이다.

두 번째로는, 바로 임대인의 보증보험 가입 의무다. 보증보험은 쉽게 말해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반환해 주는 제도인데, 전세 사기가 반복되는 작금의 현실에서 보증보험 가입 여부는 사실상 안전성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물론 모든 등록임대주택이 자동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보증보험이라는 추가 안전장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일반 임대차와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장기 거주의 안정성이다. 주택임대사업자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6년~10년 정도 임대를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므로 임차인 측의 차임 미지급 등 특별한 계약 위반 사실이 없는 이상 임대인이 임의로 계약 연장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는 “집주인이 갑자기 실거주를 하겠다며 나가달라고 한다”라는 분쟁이 적지 않은데, 등록임대주택에 살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이런 염려가 없는 것이다. 결국 세입자 입장에서는 한 집에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혜택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

그러나 ‘주택임대사업자’라는 솔깃한 조건에 쉽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실제로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말소되었거나, 보증보험 가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선순위 대출이 과도한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 전에는 임대인이 실제 임대사업자로 등록이 되어있는지 여부와 등록 유지 상태인지, 등기부등본상 선순위 근저당 설정 여부,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선순위 임차인 존재 여부를 중개업소 등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등기부등본의 ‘부기등기’를 확인하면 해당 주택이 등록임대주택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집을 알아보는 단계에서부터 미리 등기부등본 열람을 통하여 이를 참조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렌트홈(Rent Home)’ 사이트에서는 등록임대주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위험 신호를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건을 해보며 느끼는 점은 결국 내 보증금은 내가 지키는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최초 제정된 때에 비해 현재 혜택은 줄었고 제도 자체도 많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입자 입장에서는 활용할 만한 중요한 안전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세 사기가 일상처럼 뉴스에 등장하는 요즘, 세입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다.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고, 제도를 활용할 줄 아는 정보력이다. 앞으로 집을 구할 때는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자.
“혹시 이 집, 주임사 등록이 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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